Welcome to Ogasawara II
2021
⁕⁕⁕ 님께,
당신을 오가사와라 제도로 떠나는 해적선에 다시 한 번 초대합니다.
지난 겨울,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와 바람을 견뎌내고 무사히 첫 번째 항해를 마무리했던 우리는 다가오는 여름, 두 번째 항해를 준비합니다. 이번 항해는 프로토시네마(Protocinema) 항구의 «지도 위 수많은 축 A Few In Many Places» 호와 함께하며 서울을 포함해 방콕, 이스탄불, 뉴욕, 모로비스, 과테말라시티 등 6개 기항지를 순회합니다.
월드 와이드 웹과 서울 을지로 일대의 공간을 공해(公海) 삼아 새로운 질서를 상상했던 우리는 이제 두 장소를 가로지르며 재생되는 동시성(concurrency)에 주목하여 시간의 축 위에서 임시적 무주지를 발견하고자 합니다.
“제 말이 들립니까?”
“제가 잘 보이세요?”
평면세계에 갇힌 움직이는 얼굴들이 떠오르고 우리는 서로의 화면 속으로 잠수했다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호흡하기를 반복합니다. 바이러스와 팝업창이 혼재된 ‘현재'를 통과하는 이들에게 현실과 인접한 화면을 헤엄치는 감각은 이미 익숙해진지 오래입니다. 봉쇄된 국경과 공간에 좌절당한 우리는 다중의 창을 넘나들며 재-연결을 시도합니다.
그 사이 우리가 구사하는 언어에는 새로운 맥락이 접합되기도, 이식되었다가 탈락하기도 합니다. 따옴표 안의 물음은 마스크로 차단된 세상 이전의 그 것이 가졌던 의미와 또 다른 언어적 신체를 획득했습니다.
단순한 시제가 아닌 시간성이 부여되는 것입니다. 타임워프, 타임루프, 타임리프, 타임슬립 등 극의 흐름을 마치 종잇장처럼 접었다 펼쳐보이는 서사의 유행은 우리가 속해있는 시간의 유연성을 자각하게 합니다. 평면 위의 거주자들은 지리적으로 가닿을 수 없는 서로의 거리를 단축시켜 실시간으로 교류하며 동시적인 환경을 만끽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수신자의 ‘읽음'을 뜻하는 숫자 1이 사라질 때까지 상대와의 대화를 유예하며 시간의 근육을 원하는 만큼 늘어뜨리기도 합니다. 적시에 반응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현재’에서 탈출하여 시공을 표류하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다시 나타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시간을 선택하고 수축하는 행위자들은 수많은 시간의 축을 지도 위에 펼쳐놓습니다. 우리의 두 번째 항해를 위한 갈래는 초연결의 시대에 매순간 갱신되는 소통의 조건과 시간성 위에 포개어진 새로운 지도를 상상하며 시작됩니다.